바쁜 일상 속에서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입안이 자주 헐고, 감기에 쉽게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많은 분들이 비타민 부족을 먼저 떠올립니다. 지난 글에서 비타민 전반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매일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 수용성 비타민, 특히 비타민 B와 비타민 C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수용성 비타민은 이름 그대로 물에 녹는 비타민입니다. 몸에 오래 저장되지 않으며, 사용하고 남은 양은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오늘 충분히 섭취했더라도 다음 날 다시 보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타민 B와 C의 역할, 급원 식품, 호주 기준 하루 권장량, 보충제 복용 시 주의사항을 생활 속 사례와 함께 정리합니다.

수용성 비타민이란?
비타민은 크게 지용성 비타민(A, D, E, K)과 수용성 비타민(비타민 B군 8종, 비타민 C)으로 나뉩니다. 수용성 비타민은 모두 9가지입니다.
지용성 비타민과의 차이
지용성 비타민은 지방에 녹아 간이나 지방 조직에 저장됩니다. 반면 수용성 비타민은 비타민 B12를 제외하면 체내에 거의 저장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결핍되기 쉬운 반면, 음식으로 섭취할 때에는 과잉 축적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매일 섭취해야 하는 이유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잘 녹고 열에 약합니다. 채소를 오래 삶거나 물에 오래 담가 두면 비타민이 손실됩니다. 또한 체내 저장량이 적기 때문에 매일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비타민 B군: 에너지 생성에 관여하는 8가지 비타민
비타민 B는 한 가지 비타민이 아니라 8가지 비타민을 통칭하는 이름입니다. 비타민 B군은 흔히 “우리 몸의 에너지 공장 직원들”에 비유됩니다. 밥, 빵, 고기 같은 음식은 그 자체로는 에너지가 되지 않습니다. 몸속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분해되어야 에너지로 쓰일 수 있는데, 비타민 B군은 각 단계에서 일을 돕는 ‘보조 일꾼'(조효소) 역할을 합니다. 한 명이라도 빠지면 공장 전체가 느려지기 때문에 여러 비타민 B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타민 B1 (티아민):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점화 장치
비타민 B1은 밥, 빵, 면 같은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꼭 필요합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뇌와 신경,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는 데에도 중요합니다.
- 부족하면: 피로, 식욕 저하,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하면 신경과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각기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과도한 음주는 B1 흡수를 방해합니다.
- 많이 든 음식: 돼지고기, 통곡물, 콩류, 해바라기씨, 호주산 식빵(티아민 의무 첨가), 베지마이트
비타민 B2 (리보플라빈): 세포의 에너지 발전기
비타민 B2는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돕습니다. 피부, 점막, 눈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관여합니다.
- 부족하면: 입꼬리가 갈라지거나 혀와 입안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많이 든 음식: 우유, 요거트, 치즈, 달걀, 버섯, 아몬드, 베지마이트
- 참고: 비타민 B2는 빛에 약합니다. 우유를 불투명한 용기에 담아 파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비타민 B3 (나이아신): 피부와 소화, 신경을 돌보는 관리자
비타민 B3는 에너지 대사를 돕고 피부, 소화기관, 신경계 건강을 유지합니다. 우리 몸은 단백질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트립토판)으로 B3를 일부 만들 수도 있습니다.
- 부족하면: 심하면 피부염, 설사, 기억력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펠라그라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드뭅니다.
- 많이 든 음식: 닭가슴살, 참치, 연어, 소고기, 땅콩, 버섯
비타민 B5 (판토텐산): 어디에나 있는 만능 조력자
판토텐산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어디에나’를 뜻하는 말에서 왔습니다. 이름처럼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 있습니다. 지방산과 호르몬,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데 필요합니다.
- 부족하면: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 있어 결핍은 매우 드뭅니다.
- 많이 든 음식: 닭고기, 소고기, 달걀, 버섯, 아보카도, 통곡물
비타민 B6 (피리독신): 단백질과 기분을 조절하는 연결고리
비타민 B6는 단백질을 분해하고 활용하는 데 필요합니다. 기분과 수면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도파민 등)을 만들고, 혈액의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에도 쓰입니다.
- 부족하면: 빈혈, 피부염,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보충제로 과다 섭취해도 신경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많이 든 음식: 닭고기, 생선, 감자, 바나나, 병아리콩
비타민 B7 (비오틴): 머리카락과 손톱으로 잘 알려진 대사 도우미
비오틴은 지방과 탄수화물 대사를 돕습니다. 머리카락과 손톱 건강 보충제로 잘 알려져 있지만, 결핍이 없는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부족합니다.
- 부족하면: 드물지만 탈모, 피부 발진, 손톱이 약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날달걀 흰자를 많이 먹으면 비오틴 흡수가 방해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든 음식: 달걀노른자, 견과류, 씨앗류, 고구마, 간
- 참고: 고용량 비오틴 보충제는 일부 혈액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검사 전에는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 B9 (엽산): 새 세포를 만드는 설계 도우미
엽산은 DNA를 만들고 세포가 분열하는 데 필요합니다. 새 세포가 빠르게 만들어지는 임신 초기와 적혈구 생성에 특히 중요합니다. 이름은 ‘잎’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왔는데, 이름처럼 녹색 잎채소에 많습니다.
- 부족하면: 피로와 빈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임신 초기에 부족하면 태아의 신경관 결손 위험이 높아집니다.
- 많이 든 음식: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콩류(렌틸콩, 병아리콩), 아보카도, 호주산 식빵(엽산 의무 첨가), 베지마이트
비타민 B12 (코발라민): 혈액과 신경을 지키는 수호자
비타민 B12는 적혈구를 만들고 신경을 보호하는 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합니다. 수용성 비타민 중 유일하게 간에 수년 치가 저장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족해져도 증상이 늦게 나타납니다.
- 부족하면: 피로, 빈혈, 손발 저림, 기억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채식을 하는 사람, 고령자, 일부 위장약이나 당뇨약(메트포르민)을 오래 복용하는 사람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 많이 든 음식: 소고기, 생선, 조개류, 달걀, 우유와 유제품, B12 강화 두유와 시리얼
한눈에 보는 비타민 B군 요약
| 비타민 | 핵심 역할 | 대표 식품 |
|---|---|---|
| B1 티아민 | 탄수화물 → 에너지 | 돼지고기, 통곡물, 식빵 |
| B2 리보플라빈 | 세포 에너지 생성 | 우유, 요거트, 달걀 |
| B3 나이아신 | 피부·소화·신경 | 닭고기, 참치, 땅콩 |
| B5 판토텐산 | 호르몬·지방 합성 | 닭고기, 버섯, 아보카도 |
| B6 피리독신 | 단백질 대사·신경전달물질 | 닭고기, 바나나, 감자 |
| B7 비오틴 | 지방·탄수화물 대사 | 달걀노른자, 견과류 |
| B9 엽산 | 세포 분열·적혈구 | 시금치, 콩류, 식빵 |
| B12 코발라민 | 적혈구·신경 보호 | 소고기, 생선, 유제품 |
호주에서는 제빵용 밀가루에 엽산과 티아민(B1)을 의무적으로 첨가하고 있어, 일반 식빵을 통해서도 일정량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기농 빵과 글루텐 프리 빵은 엽산 의무 첨가 대상이 아닙니다. 비타민 B를 강화한 아침 시리얼 제품도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비타민 B4, B8, B10, B11이 없는 이유는 처음에 비타민으로 분류되었다가 나중에 비타민의 조건에 맞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목록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호주 기준 하루 권장량 (성인 19~50세)
| 비타민 | 남성 | 여성 |
|---|---|---|
| B1 (티아민) | 1.2 mg | 1.1 mg |
| B2 (리보플라빈) | 1.3 mg | 1.1 mg |
| B3 (나이아신) | 16 mg | 14 mg |
| B6 | 1.3 mg | 1.3 mg |
| 엽산 | 400 µg | 400 µg (임신 중 600 µg) |
| B12 | 2.4 µg | 2.4 µg |
생활 속 사례: 비타민 B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경우
사례 1. 채식을 하는 경우
1년째 비건 식단을 유지하고 있는 30대 A 씨는 최근 쉽게 피로해지고 손발이 저린 증상을 느꼈습니다. 비타민 B12는 육류, 생선, 달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에 주로 들어 있기 때문에 완전 채식을 하는 경우 결핍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B12 강화 두유나 시리얼을 섭취하거나,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한 후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례 2. 임신을 준비하는 경우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B 씨는 엽산 복용 시기가 궁금했습니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호주에서는 임신 최소 1개월 전부터 임신 후 첫 3개월까지 하루 400 µg의 엽산 보충제 복용을 권장합니다. 이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엽산과는 별도입니다.
주의: 비타민 B6 과다 섭취
비타민 B6를 보충제로 고용량 장기 복용하면 말초신경병증(손발 저림, 따끔거림,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호주 식약청(TGA)은 관련 부작용 보고가 증가함에 따라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27년 6월 1일부터 1일 권장 복용량이 50 mg을 초과하는 제품은 약사 상담 후 구매 가능한 의약품(Schedule 3)으로, 200 mg을 초과하는 제품은 처방 의약품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50 mg 이하의 낮은 용량에서도 말초신경병증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비타민 B6는 종합비타민, 마그네슘 제품, 에너지 보충제 등 여러 제품에 함께 함유된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제품을 함께 복용하고 있다면 성분표에서 B6 총량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비타민 C: 면역과 피부 건강을 지키는 항산화 비타민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는 인체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합니다.
비타민 C의 주요 역할
- 항산화 작용: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로부터 몸을 보호합니다.
- 콜라겐 합성: 피부, 잇몸, 혈관 건강과 상처 회복에 필요합니다.
- 철분 흡수 촉진: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철분의 흡수율을 높입니다.
- 면역 기능 유지: 면역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습니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
호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으로는 파프리카(캡시컴), 키위, 오렌지, 딸기, 브로콜리, 파파야, 망고 등이 있습니다. 특히 빨간 파프리카와 키위는 하나만 섭취해도 하루 권장량을 충분히 충족할 수 있습니다.
호주 기준 하루 권장량
호주·뉴질랜드 영양소 기준치(NRV)에 따르면 성인의 비타민 C 하루 권장량은 45 mg입니다. 임신 중에는 60 mg, 수유 중에는 85 mg이 권장됩니다. 이는 키위 1개 또는 오렌지 1개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양입니다. 하루 1,000 mg 이상의 고용량 보충제를 복용하면 설사나 복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신장 결석 병력이 있는 경우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생활 속 사례: 비타민 C를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
사례 1. 철분 흡수를 높이고자 하는 경우
빈혈 증상이 있어 시금치와 렌틸콩을 자주 섭취하는 C 씨의 사례입니다. 식물성 철분은 흡수율이 낮은 편이지만,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렌틸콩 샐러드에 빨간 파프리카를 곁들이거나 식후에 오렌지를 먹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반면 식사 직후에 마시는 차나 커피는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사례 2. 조리 방법으로 비타민 C가 손실되는 경우
매일 브로콜리를 오래 삶아 먹는 D 씨는 채소를 충분히 먹고 있음에도 비타민 C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C는 물과 열에 약해 오래 삶으면 상당량이 손실됩니다. 따라서 찜이나 전자레인지로 짧게 조리하고, 과일과 채소는 섭취 직전에 자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용성 비타민의 올바른 섭취 방법
- 매일 조금씩, 균형 있게: 체내에 저장되지 않으므로 한 번에 몰아서 섭취하기보다 매 끼니에 채소와 과일을 곁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 짧은 조리 시간: 찜, 볶음, 전자레인지 조리가 삶는 방법보다 비타민 손실이 적습니다.
- 필요한 경우에만 보충제 복용: 채식, 임신 준비, 흡수 장애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음식으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 성분표 확인: 여러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 같은 성분이 중복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수용성 비타민은 많이 섭취해도 괜찮습니까?
음식으로 섭취하는 경우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위험이 낮습니다. 그러나 보충제로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하면 비타민 B6의 경우 신경 손상, 비타민 C의 경우 소화 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B와 비타민 C는 언제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까?
비타민 B는 에너지 대사와 관련이 있어 아침이나 점심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타민 C는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속쓰림을 줄이고 철분 흡수에도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 복용 후 소변이 노랗게 변하는데 괜찮습니까?
비타민 B2(리보플라빈)를 복용하면 소변이 선명한 노란색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체내에서 사용하고 남은 비타민이 배출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마무리
수용성 비타민은 체내에 저장되지 않으므로 매일의 식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통곡물, 달걀, 유제품, 녹색 채소로 비타민 B를, 키위, 파프리카, 오렌지로 비타민 C를 꾸준히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보충제를 복용 중이거나 복용할 계획이라면 GP(일반의) 또는 약사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참고 자료
- Eat for Health (NHMRC), “Nutrient Reference Values”
- Eat for Health (NHMRC), “Vitamin C”
-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 “Medicines containing vitamin B6 (pyridoxine, pyridoxal or pyridoxamine)”
-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 “Health supplements containing vitamin B6 can cause peripheral neuropathy”
- Healthdirect Australia, “Folate”
- Food Standards Australia New Zealand (FSANZ), “Vitamins and minerals added to food”
💊 약사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약을 복용하기 전에 약사나 의사와 상담하세요.